올해 하반기 최대 기대주로 꼽혔던 케이뱅크(K-Bank)가 상장 계획을 연기하게 되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의 기대를 잠시 접어두게 되었습니다. 케이뱅크는 당초 9500원~1만 2000원의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제시하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상장 계획을 다시 한번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상장 철회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 상장 연기의 배경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범위 하단(9500원)도 충족하지 못했으며, 8500원까지 공모가를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3조 4700억 원 수준으로 하락하게 되며, 예상됐던 5조 3000억 원에 비해 크게 축소됩니다.
케이뱅크의 공모 구조 역시 문제가 되었습니다. 공모 물량의 절반이 구주 매출(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 회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케이뱅크는 공모 구조 상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대규모 구주 매출을 진행하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는 오버행 리스크(잠재적인 대량 매도 물량)로 이어져 수요예측 부진을 초래한 중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
기관투자자들이 이번 상장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단순히 구주 매출에 그치지 않습니다. 케이뱅크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도 주요한 요인입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아직 카카오뱅크와 같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854억 원에 불과한 반면,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2314억 원을 기록하며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한, 케이뱅크의 플랫폼 경쟁력 역시 카카오뱅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입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케이뱅크가 약 400만 명 수준인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1500만 명에 달합니다. 이러한 수익성과 플랫폼 규모의 격차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확신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수요예측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향후 상장 계획과 공모 구조 개선
케이뱅크는 상장 연기를 결정하며, 내년 초 다시 상장에 도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상장 예비심사 효력 기간이 내년 2월 28일까지 유효한 만큼, 그 전까지 공모 구조를 재조정하고 다시 한번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입니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구주 매출 비율을 조정하거나 공모가 밴드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모 구조를 개선하고, 보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히 주식 발행 수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의 성장성을 재평가받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 될 것입니다.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 IPO 시장에 미치는 영향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는 올해 하반기 IPO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당초 케이뱅크는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9,840억 원에 달하는 공모 규모를 계획했으며, 이는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상장 연기로 인해 IPO 시장의 기대감이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상장 계획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경우, IPO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는 중소형 IPO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IPO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수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신중하고 전략적인 공모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케이뱅크 사례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결론: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 향후 과제와 전망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는 기업가치 평가와 공모 구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서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한 케이뱅크는 분명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수익성과 플랫폼 경쟁력에서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구주 매출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며, 상장 후 주가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공모 구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 연기를 통해 공모 구조를 재정비하고, 내년 초 성공적인 상장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투자자들은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재평가와 함께 향후 시장에서 어떤 전략으로 성장성을 입증할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는 결코 아님을 밝힙니다.>